주교회의 편찬 '가톨릭교회 사말교리' (3) 연옥과 지옥 -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 위해 연옥서 정화

주교회의 편찬 '가톨릭교회 사말교리' (3) 연옥과 지옥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 위해 연옥서 정화





연옥

 

1. 연옥은 죽은 후의 정화를 뜻한다 

그리스도교 신자는 삶을 마친 후에는 하느님께 심판을 받는다. 사랑이신 하느님과 영원히 함께 살려면 우리 또한 온통 사랑이어야 한다.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를 위해서는 티끌만한 이기심도 없어야 한다. 여기서 정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가톨릭교회는 영원한 구원에 이르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정화를 연옥(燃獄)이라 부른다. 연옥은 '불의 감옥'이라는 뜻이다. 불은 정화를 뜻한다. 본디 연옥은 라틴어 푸르가토리움(Purgatorium)을 번역한 것으로, 이 단어의 동사형이 '정화하다'는 뜻이다. 교회는 이미 구약에서 나타나는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의 관습에 근거해 죽은 후에도 정화가 가능하다고 믿는다(2마카 12,38-45 참조). 

교회는 초기부터 죽은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해 왔다. 마지막 정화를 거쳐 영원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역시 성경에 근거해 죽은 후에도 정화할 수 있다고 가르쳤고, 교회도 피렌체공의회(1439년)와 트리엔트공의회(1563년) 등 여러 공의회를 통해 연옥의 존재를 공식 인정했다
  
2. 죽은 후의 정화는 하느님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 

죽음 이후의 세계는 시공간을 넘어서는 초월적 세계다. 오랫동안 연옥에서 겪는 정화를 불과 연결지어 생각해 왔는데, 불은 비유적 표현이다. 은과 금이 용광로 속에서 불순물이 제거되듯, 우리의 죄스러운 요소는 정화를 거쳐 주님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기에 합당한 상태로 바뀐다

마지막 정화는 하느님과의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성경에는 하느님을 만난 이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들의 공통적 특징은 두려움이다. 죄를 범한 아담과 하와가 그랬고(창세 3,8-10), 시나이 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두려워 떨었다(탈출 20,18). 고기잡이 기적을 체험한 베드로도 마찬가지였다(루카 5,8). 

우리가 죽은 다음 하느님을 만날 때도 이런 체험을 할 것이다. 하느님과의 만남은 정화의 순간으로서 하느님과의 친교를 이루도록 건너가는 시간이다. 이 과정에는 고통이 수반된다. 정화의 고통은 우리의 구원, 곧 영원한 행복을 위한 것이기에 축복이기도 하다. 정화하는 사랑의 불에 타면 탈수록, 더욱더 순수해져서 하느님에게로 들어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3. 우리는 죽은 이들의 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영원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 정화 중인 이들에게 살아 있는 이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산 이들이 죽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성인들의 통공'에 근거한다. 교회는 성인들의 통공을 명백히 인식했기에, 초대 그리스도교 이래 죽은 이들을 기억하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쳐왔다. 정화 중인 죽은 신자들도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속한 이들이기에 살아 있는 신자들은 기도와 희생, 선행을 통해, 자신이 받을 대사를 연옥영혼에게 돌림으로써 그들을 도울 수 있다.



지옥



1. 지옥은 하느님과의 완전한 단절이다 

성경은 다양한 표현으로 지옥에 대해 언급한다. 예수님께서도 '지옥'(게헨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신다. "자기 형제에게…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마태 5,22). 

교회는 '하느님과의 관계' 또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지옥을 이해한다. 예수님께서는 성부께서 당신에게 심판의 권한을 주셨다고 말씀하신다(요한 5,21-22 참조). 또한 최후 심판과 관련해서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40)이고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마태 25,45)라고 하시며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벌이 당신 자신과 관련돼 있음을 분명히 밝혀주셨다. 
  
2. 지옥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최종적 거부다 

예나 지금이나 지옥과 천국을 하늘이나 우주, 지하세계에 있는 장소로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교회는 지옥을 공간적 차원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인격적 관계 차원에서 이해한다. 지옥은 인간이 사랑이신 하느님을 거부함으로써 그분과 영원히 결별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상태는 인간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인간이 큰 죄를 짓고도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을 받아들여 회개하기를 거부하면서 계속 고집스럽게 그 상태에 머문다면, 이는 스스로 빛을 버리고 어둠을 택하는 것이고, 그 결과는 고통과 괴로움이다. 

이렇게 이해할 때 지옥은 죽음 다음이 아니라 이미 이 세상에서 체험할 수 있다. 일상 삶에서 하느님을 등지면 결국 자기 스스로 미움과 분노, 다툼, 살상과 같은 지옥의 상태를 만들게 된다.

 

3. 지옥은 하느님의 사랑과 모순되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지옥은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모순된다고 주장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지옥은 앞서 살핀 것처럼 인간 스스로 초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은 거듭 인간을 당신과의 친교로 초대하시는데, 인간이 이를 끝까지 거부함으로써 지옥의 상황이 만들어진다.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32)는 이런 점을 잘 밝혀준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과 자비를 거부하고 떠난 죄인이 회개해 당신 품으로 돌아오기를 큰 인내로써 기다려 주신다. 이 위대한 사랑을 끝까지 거부하는 것이 지옥이다
  
4. 지옥 교리는 회개로의 초대다 

예수님께서는 종말의 심판과 관련해 하느님과의 친교에서 결정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을 분명히 언급하시며 경고하셨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마태 24,44). 종말에 대한 예수님 말씀은 하느님 사랑에 응답하는 삶을 살도록 촉구하는 회개로의 초대다.

지옥 교리는 우리가 영원한 벌에 떨어지지 않도록 지금 이 세상에서 참회와 회개의 삶을 살 것을 촉구한다. 지옥에 대한 성경과 교회 가르침은 인간 자신의 영원한 운명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자유를 사용하라는 호소이자 회개하라는 절박한 외침이기도 하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036항).

[평화신문, 2013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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